그 동안 계속 계속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중간중간 계속 동작은 수정되고, 무대효과가 추가되고, 새로운 소품이 도착하고, 공연 하루 전날까지 수정의 연속이었다. 공연이 채 하루도 안남은 새벽, 세트를 트럭에 실고 소품을 최종적으로 정비하면서 드디어 내일이구나...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공연 전날 새벽 무대를 챙기며..



 다음 날 점심쯤 도착한 무주에는 이미 전날 도착한 수천명의 동기들로 왁자지껄했다. 우리는 공연 준비를 위해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기들의 모습을 숙소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중간중간 아는 동기를 만날 때마다 소리치면서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공연시간을 기다렸다. 근처에서 준비하고 있는 몇몇 팀을 보면서 쟤들은 뭘 준비해 왔을까, 별거 아니네 등등 수근거리기도 하였다.
 

 드디어 공연시간이 다가왔다. 메이크업을 처음 받아 보고, 공연의상을 입고 무대 뒤에서 대기하던 순간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바로 앞 팀의 공연이 끝나고 암전.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재빨리 세트를 옮기고 공연준비를 하였다. UCC 영상이 끝나고 드디어 공연 시작!! 무대에 불이 들어오고 그 동안 수백번 들었던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LED 조명을 화려하게 단 팝핀팀이 등장하자 들리기 시작한 환호성! 크... 몸이 짜릿짜릿했다. 팝핀팀이 공연을 하는 동안 세트 뒤에서 춤 순서 하나하나를 생각하며 내 차례를 기다렸다. 두근두근. 드디어 무대 장막이 걷히고 내 차례가 왔다! 앞에서 공연한 형준이의 어깨를 짚고 점프! 합숙 첫날, 연습을 하다 무릎을 크게 다치고, 그 뒤에도 꽤나 애를 먹었던 부분이었는데 깔끔하게 성공했다. 그 이후로는 연습대로. 만명에 가까운 동기들 앞에서 공연하는 순간. 두달 동안 준비한 모습을 100% 발휘한 짧은 5분40초였다. 춤을 추는 동안 앞에 동기들의 환호성이 귀에 생생하게 들려왔다. 정말 뜨거운 콘서트 열기 그대로! 공연이 끝나고 뒤에 다른 팀들의 공연을 봤는데, 댄스 부분이 절반 정도였던 우리 팀이 관객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낸 건 제일이었다.

 그렇게 공연을 마친 후, 무대 뒤에서 다들 환호성을 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드뎌 끝났구나. 잘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친구는 실수를 했다며 안 좋은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공연을 마친 기쁨이 공연단 전체에 감돌았다. 무대세트를 다 정리한 후 관객석 쪽으로 와서 다른 팀들의 공연을 보았다.  다른 팀들 또한 역시 열심히 준비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총 12개팀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최종 시상을 시작했다. 우리는 동상을 받았다. 대상 아니면 죽음을 달라! 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왔기에 동상으로 호명이 됐을 때 그 암담했던 분위기는 잊지 못할 것이다; 금상도 아니고 동상이라... 지난 대회 금상을 받고 씁쓸해했던 선배들의 모습,  '우리는 예년부터 쭉 잘해왔고, 올해 또한 마찬가지다. 반드시 1등! 대상을 탈 것이다!'는 선배님들의 말, 하루 종일 공연 준비하는 동안 부서에서 일한 동기들 생각이 났다. 단장형이 웃음을 지으며 동상 깃발을 타왔지만, 결국에는 대성통곡의 울음바다가 되었다;; 

 공연단 중 우리팀이 가장 암울했다. 다른 팀들 모두 소통상을 받든, 동상을 받든, 은상을 받든 호명되는 순간 환호하고 기뻐하였다. 우리 팀은 왜 그렇게 실망하였을까?...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이라 하기에는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우리는 대상이라는 결과에 너무 집착하였다. 하계수를 축제라 생각하지 않고 전쟁이라 생각했다. 수상을 마치고 내려가는 십여분 동안 단 한마디의 잡담도 없었던 우리 팀의 모습, 잘했어! 수고했어! 보다는 패배감을 느끼며 돌아가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두달간 있었던 일들은 온통 처음, 최초 경험들 뿐이었다. 내가 앞으로 또 언제 그렇게 하루 종일 춤을 추고,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을 해볼까? 수십명의 훈남훈녀(레알!ㅋ) 동기들도 알게 됐고, 살 찌운다고 보충제 먹으며 3주간 4kg 찌웠다고 ㅍㅍㅅㅅ로 3일만에 원상복귀도 되고-_- 만명 가까운 사람 앞에서 시원하게 웃통도 제꼈으니 할 건 다했다. 두달 동안 비운 부서에 복귀하는게 막막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또 다시 우리를 이어 공연 준비를 하고, 공연을 할 것이다. 우리가 시~원하게 말아먹었으니(?)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좋은 성적 거두고 또 기분 좋게 마무리 짓기를 바란다. 
Posted by hyangii 트랙백 0 : 댓글 2